AI 시대의 헬스케어. 미래 의료의 과제 (후기)

9월 25일의 포럼 IT 딥토크 이벤트는 ‘의료’ 편이었습니다. 건강은 잃고 나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느끼는 삶의 조건이지요. 그래서인지 지금까지의 의료는 보통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한 그 시점에서 시작되곤 했습니다.

생명과학과 공학의 발전으로 지금까지 가능하지 못했던 의료행위가 가능해진 점 등 의료는 큰 발전을 이뤄왔습니다만, 여전히 현재의 의료가 과연 최선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AI 시대, 미래의 의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무엇이 숙제인지 그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이들 과제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신 두 분의 적임자를 9월에는 모셨습니다. 맥킨지 출신 내과 전문의이신 와이즈요양병원의 김치원 원장님. 의료 쪽에서 전략과 더불어 헬스케어를 이야기하시는 흔치 않으신 분이시지요. 그리고 의사이자 변호사이시며 이화여대 생명의료법연구소에서 연구중이시고, 그리고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후학을 양성중이신 이원복 교수님이 미래의 의료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의사라는 직분을 뛰어넘는 시야를 지니신 분들만이 주실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했는데요. 먼저 ①모바일, ②인공지능, 그리고 ③유전체 연구의 발달이라는 미래 헬스케어의 화두를 김치원 원장님이 던져주시며 혁신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전부 데이터가 중심에 놓이는 토픽들인데, 데이터는 뒤에 미래를 여는 원자재로 또다시 이야기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의료가 다른 산업에 비해 파괴적 혁신이 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규제산업이라는 상식적 표준답안 이외에도 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헬스케어에서 규제가 문제긴 한데, 거꾸로 생각해봐야하는 것은 이 나라는 의료의 접근성이 너무 좋은 나라이거든요. 기본적으로 환자입장에서, 리거시(legacy)가 너무 편리한 것이죠. (김치원)

 이 의료란 산업이 대단히 특수한데, 이것을 쓰는 사람과 쓰는 것을 결정하는 사람과 돈을 내는 사람이 다 다르거든요. 이런 산업이 없어요. (김치원)

이러한 산업적 특이성이 의료의 특성입니다만, 그래서 앞으로 이 산업의 주체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디지털 시대에 있어서 의료의 주체는 환자가 될 것이라는 통찰이 돋보였습니다.

 의사와 환자라는, 사실 전통적으로는 정보 비대칭이 가장 심한 소비자와 공급자의 전형적인 예입니다만, 그런 정보 비대칭을 모바일 기기가 줄여주게 됩니다. 과거와는 달리 환자가 자기에 대한 치료 의사 결정에 대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란 말이 있습니다 (이원복)

미래를 열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의 규제와 정책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뜨거웠는데요,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우리만의 사정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국민 전반적으로는 규제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국민인가에 대해서 기본적인 의문이 있어요. 언론은 규제를 강화해야한다. 여기에 대한 규제가 왜 없었냐라고 항상 기사가 나왔었거든요. (이원복)

 손해가 일어났을 때에 그 손해를 보상받는 절차라던가 손해배상의 규모가 너무 미흡했거나 힘들었거나 그랬기 때문에 국민들이 나한테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이 피해를 구제받기는 너무 힘들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사후적인 배상에 반대되는 것이 사전규제지 않습니까? 결과적으로 사전 규제를 찾는 쪽으로 국민들이 길들여진 것이 아닌가 (이원복)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케어는 물 건너갔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번 정책이) 비급여 되었던 많은 것을 보험의 테두리에 넣겠다는 것이 핵심이라, 지금 디지털 헬스케어는 비급여 안에도 못 들어가고 있거든요. 급여만 살린다면, 그 기준 이외의 처방은 다 불법이에요. (김치원)

인공지능 시대, 이 시대의 기름인 데이터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생각보다 우리나라는 의료 IT강국이 아니다. 데이터들은 대부분 쓰레기다라는 단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만큼 의료 데이터의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었는데, 정리가 된다고 해도 쉬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은 가이던스 없이 민간에서 알아서 깔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쓰레기 EMR들이 전국에 깔려있는 것이거든요. 그것이 생각보다 큰 문제에요.(김치원)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엔 개인정보 취급이 까다롭죠. 건강정보는 민감 정보라 되어있어서 처리를 원래 이외의 목적으로 못하는 정보로 분류되어있어서 다른 영역 같으면 비식별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얼마 전에 나왔기 때문에 그에 기초해서 헤쳐나갈 의지가 생겼는데, 건강정보는 곤란한 상황이고요. 법이야 뭐 고치면 되지만, 아까랑 반복되는데 우리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고,…(이원복)

 

어떻게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 의료관계자가 움직이도록 할지, 또 그러한 미래를 위해 소비자로서의 환자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반복적으로 나온 화두였습니다.

귀중한 데이터를 모으는 부분과 인공지능 관련된 부분이라도 수가를 만들어 줘야하는 것이 아닌가, 그 정도라도 할 수 있으면 생각보다 제일 작은 노력으로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치원)

자신의 관한 데이터도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심하게 침해되지 않는 전제하에 공유하고, 모든 사람,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쓰여질 수 있다라고 확산이 되어야할 것 같고요. 그렇게 만들어지는 공유물에 대한 존중도 필요할 것 같아요. (이원복)

 

미래는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만, 그런 미래는 거저 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 하루였습니다. 환자로서 시민으로서 우리 스스로가 내일 어떻게 내 건강을 지킬지, 이에 대한 일종의 자기결정권 그리고 시민의식을 되찾을 때, 그리고 이에 기반하여 우리 데이터를 공유할 여유가 생길 때, 동시에 새로운 헬스케어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될 때, 비로소 의료에 대한 기존의 방식과 규제도 새로운 모습을 갖춰가겠지요. 금방 올 일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만, 그때까지는 모두 건강해야 할텐데 말입니다.

만약 건강관리에 조금만 관심이 있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병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그 병들이 찾아오게 내버려두지요. 내 일에도 이렇게 소홀한데, 사회의 과제를 함께 조금씩이라도 바꿔 가는 일은 얼마나 어려울런지요. 하지만 우리가 건강 때문에 겪고 있는 여러 고통이 기술의 힘으로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참여자의 힘으로 덜어질 수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우리의 노후를 위해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이 이외에도 함께 한 토픽은 다음과 같습니다.

  • 미래의 헬스케어란? Digital Healthcare ? What & Why?
  • 의료에도 ‘파괴적 혁신’은 찾아올 수 있을까?
  • 환자의 미래.
  • 헬스케어 시장 현황/상황 – 마켓 인사이트?!
  • AI, 클라우드, 그리고 의료
  • 의료라는 규제산업: 어떤 모습이어야 하나.
  • 의료에서 소외된 이들? 공공의료, 보편적 헬스케어
  • 의료 빅데이터
  • 우리의 건강 정보,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 앞으로의 정책 방향: 문재인케어? 현재의 방향에 대하여
  • 자 이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다음 포럼IT 토크이벤트는 11월 초에 뵙겠습니다.

하이라이트 영상 및 실황 방송은 후일 또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